군대 용어 '점호'와 '순검'의 어원과 역사, 그리고 용어 변경 논란
'점호'는 일본어에서 유래된 용어로 알려져 있으며, 반면 '순검'은 조선시대부터 사용된 우리 고유의 표현이라는 역사적 근거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점호'가 공식 용어로 채택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 논란이 있었습니다.
'점호'의 일본어 유래
'점호'는 중국어나 조선시대 기록에서 확인되지 않는 단어로, 일본에서 유래된 표현으로 해석됩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점(點)', '점명(點名)', '점고(點考)' 등의 용어는 있으나 '점호'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일본어에서 '呼(호)'는 '부름'을 뜻하며, '점호(点呼)'는 인원 점검 시 이름을 부르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이는 일본 자위대에서도 사용되며, '일조점호(日朝点呼)', '일석점호(日夕点呼)'와 같은 용어는 근대 일본군의 군사 용어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국내 국어사전의 '점호' 정의도 일본어 사전의 해설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순검'의 조선시대 유래
'순검(巡檢)'은 조선시대부터 사용된 우리 고유의 표현입니다. 이는 '순찰하며 점검한다'는 뜻으로, 조선왕조실록에도 다수 등장하며, 고려시대에도 '순검'이라는 직책이 존재했습니다.
조선 후기 경무청에서는 '순검'이 판임관 등외직으로, 현재의 순경에 해당하는 직책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주요 임무는 순찰, 법률 위반자 단속, 죄인 호송, 경호 등 다양했습니다.
특히, 야간 통행을 감독하거나, 지역 내 순찰을 담당하는 기능으로서의 '순검'은 오늘날 병영 내 인원 통제 및 확인 활동과 매우 유사합니다.
다만, 해병대에서 사용된 '순검'이 일본 해군 용어에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일부 학자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순검'이 전통적으로 존재했던 우리말이라는 역사적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국방부 용어 변경 정책과 논쟁
2012년 국방부는 해병대의 특수 용어 7가지를 일반 군 용어로 통일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여기에는 '순검' → '점호' 변경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강화도 총기난사 사건 이후 병영 문화 개선 차원에서 '순검'이 병사 억압의 상징으로 해석되며 용어가 바뀌게 되었고, '점호'가 공식 용어로 채택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해병대 예비역을 중심으로 '전통 파괴' 논란이 발생했으며, '순검'이 조선시대부터 사용된 우리말인데, 오히려 일본어에서 유래된 '점호'를 공식 용어로 채택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정리 및 참고 안내
'점호'는 일본 근대 군대에서 유래된 군사용어로, 자위대에서도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습니다. '순검'은 고려~조선시대에 걸쳐 사용된 전통 순찰/감시 용어로서 역사적 뿌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오늘날 군에서는 '점호'가 표준 용어로 사용되지만, '순검'은 일제 잔재가 아니라 오히려 전통 용어였다는 점에서 용어 선택에 있어 보다 깊은 역사적 고찰이 필요합니다.
※ 이 글에서 다룬 '순검'은 현재 사용되지 않는 과거의 용어이며, 일제 잔재로 오해받기도 했던 표현입니다. 현재는 공식 용어 '점호'를 사용하며, 본 내용은 역사적 참고용으로만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자료 출처:
- 한국사연구휘보
- 군용어 제대로 알고 고치자 (2012)
- 위키백과 및 국어사전
- 진짜사나이 해병대 순검 관련 방송
- 군대 속 일본어 잔재 연구
- 국방부 공식 보도자료 (2012)
- 574돌 한글날 기념 군용어 정비 캠페인 자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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