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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안녕하세요, 밀리터리 DNDJ 입니다.
새벽에 잠이 깨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군은 왜 이럴까? 유능한 인재들은 왜 경력을 쌓고도 전역을 서두를까? 왜 직업군인이 더 이상 매력적인 메리트가 없게 되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물다 결국 이 모든 고민이 '보수 체계의 비합리성'이라는 핵심으로 귀결되더군요.
우리는 군의 선진화를 이야기하며 미군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외치지만, 정작 유능한 경력자의 노고를 깎아내리는 비합리적인 보수 체계는 수십 년째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미래 군의 생존을 위해, 이제는 이 해묵은 논란을 끝내고 개혁을 단행해야 할 때입니다.
1. 봉급으로 그어진 '절대 위계': 소령은 왜 원사를 이겨야만 할까요?
한국 군 보수 체계의 가장 큰 모순은 '소령 진급 시 호봉 재획정(삭감) 제도'에 있습니다.
이 규정의 핵심은 '소령 이상의 영관급 장교는 경력과 무관하게 부사관 최고참(원사)보다 봉급이 높아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소령이 가진 지휘 책임과 권한이 부사관의 20년 이상 근속 경력보다 물질적으로 우위에 있어야만 군의 지휘 체계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논리인 셈입니다.
이 때문에 20년 넘게 복무한 원사는 호봉이 아무리 높아도, 10년 안팎의 경력을 가진 소령의 봉급을 추월하지 못하도록 강제로 봉급이 재조정(삭감)되는 것입니다.
🚩 아이러니한 '계급 잣대'의 예외
재미있는 건, 이 논리가 대위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소령보다 책임의 무게가 덜한 대위는 숙련된 상사나 원사의 높은 봉급에 추월당하는 것이 허용됩니다.
결국 군은 '영관급' 이상에서만 '계급(지휘권)'이 '경력(숙련도)'을 찍어 누르는 이중적인 잣대를 적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2. "월급은 낮고 책임은 크게"... 숙련 전문가의 '열정 페이'
더 심각한 문제는 이 비합리적인 봉급 구조가 현장에서의 사기 저하와 업무 의욕 상실로 직결된다는 점입니다.
현실에서 원사는 '걸어 다니는 교범'이며, 소령이 맡아야 할 복잡하고 전문적인 행정/군수/인사 관리 업무를 실질적으로 담당합니다. 나이와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책임의 몫은 더 커집니다.
하지만 이들의 노고와 책임에 합당한 보상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는 숙련된 간부들에게 다음과 같은 치명적인 박탈감을 안겨줍니다.
"봉급은 소령보다 낮으니 소령보다 일을 덜 해야 한다"는 역설적인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입니다.
봉급은 낮게 책정하면서 "경험이 많으니 책임은 더 크게 져야 한다"는 논리는 사실상 '열정 페이'를 강요하는 것이며, 유능한 간부들이 미래를 위해 군을 떠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독입니다. 군의 전문성은 이들의 이탈과 함께 갉아먹히고 있습니다.
3. 미군(US Armed Forces)의 해법: 경력은 곧 전투력이다
미군이 최고참 부사관(E-9 원사)의 봉급이 초급 영관급 장교(O-4 소령)의 봉급을 추월하는 것을 허용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 경력은 곧 보상: 20년 이상 복무한 E-9의 전문 지식과 숙련도는 새로운 장교의 잠재력보다 더 높게 평가받아 마땅하며, 이것이야말로 핵심 전투력이라고 판단합니다.
- 호봉 유지: 미군은 진급 시 봉급이 삭감되거나 호봉이 후퇴하는 일이 없습니다. "경력이 쌓이면 보수는 계속 누적된다"는 신뢰가 이들의 장기 복무를 유도합니다.
미군 보수 체계는 '숙련된 전문가에 대한 정당한 보상' 없이는 현대 군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철학을 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4. 미래를 위한 개혁 방향: '한국형 경력 우대 모델'로 전환해야
이제는 '계급 서열'이라는 전통적 관행을 벗어나, '숙련된 경력이 곧 국가 안보에 대한 투자'라는 관점에서 보수 체계를 개혁해야 합니다.
① 호봉 재획정(삭감) 제도의 즉각 폐지
유능한 부사관이 군에 남을 수 있도록 봉급 역전 방지 명목의 강제적인 호봉 삭감 규정을 즉시 폐지해야 합니다. 최소한 일반 공무원 수준의 완화된 삭감만 허용해야 합니다.
② '이중 보상 체계' 구축으로 균형점 찾기
'소령 vs. 원사' 간의 봉급 역전을 허용하되, 총수령액의 위계를 책임에 맞게 조정해야 합니다.
| 구분 | 봉급 원칙 | 보상 방식 |
|---|---|---|
| 원사 | 높은 근속 호봉을 인정하여 기본 봉급이 소령보다 높도록 허용. | 기본 봉급(경력 가치) 우대 |
| 소령 | 지휘권이라는 '책임의 프리미엄'을 반영하여 수당 강화. | 지휘 장려금, 특수 직책 수당(책임 가치) 우대 |
숙련된 경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은 미래 군의 전문성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가장 확실한 투자입니다. 군의 경쟁력과 간부들의 사기는 결국 '합리적인 대우'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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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인사혁신처, 「2025년 직종별 공무원 봉급표」 > [별표 13] 군인의 봉급표 (월지급액, 단위: 원). mpm.go.kr
- 국가법령정보센터, 공무원보수규정 [별표 13] (2025.01.03 개정).
- DFAS (U.S. Defense Finance and Accounting Service), Military Pay Tables 2025. dfas.m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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